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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알 거예요. 공간이 아무리 넓어도, 아니 오히려 좁을수록 인테리어는 사람보다 고양이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우리 집은 평범한 단독주택이에요. 아파트처럼 복층도 없고, 층간소음 걱정도 없지만,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죠. 그런데 여기, 세 마리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첫째 밤비는 조용하고 예민한 성격이라 할머니 방 옷장 속이 최애 공간이에요. 둘째 미유는 이층침대 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셋째 뭉치는 호기심 많은 막내답게 사람 옆을 맴도는 활동적인 타입이죠.
이렇게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른 고양이 셋이 같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공간 분리 인테리어’ 덕분이에요.
창가에 설치한 캣타워, 고양이들의 전망대
우리 집 거실엔 남향으로 가장 큰 창이 있어요.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겨울이면 햇살이 드리워지는 그 창문 앞은 고양이들에게 최고의 명당이죠.
저는 고민 끝에 그 자리 한가운데에 캣타워를 설치했어요.
- 창문 높이에 맞춰 외부가 잘 보일 것
- 고양이들이 동시에 올라가도 무너지지 않을 튼튼함
특히 여름엔 창문을 열고 안전한 투명 방충망을 설치해둬요. 바람은 통하고, 고양이들은 탈출하지 못하면서도 바깥세상 구경은 충분히 할 수 있죠.
뭉치는 바깥에서 풀잎 흔들리는 걸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결국 꾸벅꾸벅 졸기도 해요. 마치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처럼요.
고양이별 맞춤 공간 만들기
세 마리 고양이가 같은 집에서 지내려면, 각자의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 밤비: 할머니 방 옷장 아래쪽에 작은 커튼을 달아준 박스형 쉼터
- 미유: 이층침대 위에 두툼한 쿠션과 담요, 조용한 환경
- 뭉치: 거실에 터널형 장난감, 스크래쳐, 낮은 캣워크
이처럼 고양이의 성격과 취향에 맞는 공간을 구분해서 꾸며주면, 작은 집이라도 갈등 없이 지낼 수 있어요. 더불어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도 자연스럽게 분리되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편해요.
작은 공간, 세 마리 고양이와의 조화로운 생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고양이 중심의 생활을 만들면 오히려 집 안이 더 깔끔해지는 걸 느껴요. 고양이의 루틴을 고려한 구조는 반복적인 행동을 유도해 물건의 위치가 고정되고, 정리하기도 쉬워지니까요.
고양이와의 삶은 ‘공간을 나누는 삶’이에요. 땅 한 평 넓히지 않고도, 마음과 구조만 바꾸면 서로에게 편안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답니다. 작은 집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저는 매일 고양이들과 함께 살며 배우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