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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시간단위 사용 (휴게시간, 5인이하사업장, 외국인근로자)

by news4951 2026. 5. 12.

2025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연차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가움보다 "이게 실제로 잘 지켜질까?"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연차 한 장 쓰기도 눈치 보이는 게 현실이니까요.

 

 

4시간 근무 후 즉시 퇴근, 뭐가 달라지는 건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동안 근로기준법에서는 4시간을 일한 날에도 반드시 30분의 법정 휴게시간을 갖고 퇴근해야 했습니다. 법정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된 시간을 뜻합니다. 반쪽짜리 배려라는 느낌이랄까요. 일을 마쳤는데 30분을 "억지로" 쉬어야 퇴근할 수 있다는 게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규정이었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노동자가 원할 경우 휴게시간 없이 바로 퇴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노동자의 신청에 따라"라는 문구입니다. 사용자가 임의로 빼는 게 아니라 노동자 본인이 선택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반차 이후 눈치 보며 30분을 채우다 퇴근하는 동료들을 여럿 봤는데, 앞으로는 그런 불필요한 대기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조항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나야 시행됩니다. 법이 통과됐다고 내일 당장 바뀌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시간 단위 연차, 실제로 어떻게 쓸 수 있나

제가 직장인으로서 가장 답답하게 느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연차유급휴가 사용 방식이었습니다. 연차유급휴가란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유급으로 주어지는 휴가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 연차가 기본적으로 하루 단위로만 쓸 수 있었습니다. 반차라도 쓰려면 별도 규정이 있는 회사만 가능했고, 시간 단위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연차를 시간 단위 및 일수의 범위 내에서 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쉽게 말해, 병원에 두 시간만 다녀와야 하는 날에 하루 연차를 통째로 써야 했던 비효율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서 병원에 데려가야 할 때, 반차를 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하루를 통째로 빼기도 미안한 상황이 꽤 많았습니다. 시간 단위 연차가 정착된다면 이런 상황이 훨씬 유연하게 해결될 것 같습니다.

이번 개정에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사용자가 연차를 청구하거나 사용한 노동자에게 임금 삭감, 인사상 불이익 등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이른바 연차 사용에 대한 불이익 처우 금지(不利益 處遇 禁止) 조항입니다. 그동안 연차를 쓴다고 하면 팀 분위기나 평가에 영향이 갈까 봐 눈치를 보는 경우가 실제로 많았는데, 이 조항이 실효성 있게 작동한다면 문화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법 개정의 핵심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4시간 근무일에 노동자 신청 시 휴게시간 없이 즉시 퇴근 가능
  2. 연차를 시간 단위 및 일수 범위 내에서 분할 사용 가능
  3. 연차 사용을 이유로 한 임금 삭감 및 인사상 불이익 처우 금지
  4. 외국인 노동자에게 불법 가설건축물 숙소 제공 행위 금지
  5. 구인자 신원 불확실 광고 및 근무지 정보 불명확한 해외 취업광고 게재 금지

 

 

5인 이하 사업장, 이번 법의 사각지대

이번 법 개정 소식을 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건 "5인 이하 사업장은?"이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근로기준법(勤勞基準法)은 말 그대로 근로 조건의 최저 기준을 정한 법입니다. 그런데 이 근로기준법의 주요 조항 상당수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즉,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연차 자체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습니다.

국내 소규모 사업장 비율을 생각하면 이건 단순한 예외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업체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훨씬 넘습니다(출처: 고용노동부).

즉, 이번 법 개정의 혜택이 닿지 않는 노동자가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주변에도 소규모 가게에서 일하는 분들이 있는데, 연차는커녕 아이가 아파도 그냥 출근하거나 무급으로 쉬는 게 당연한 일이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법의 사각지대(死角地帶)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란 법적 보호가 미치지 못해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제도적 구제가 어려운 영역을 말합니다. 시간 단위 연차가 아무리 좋은 제도여도,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5인 이하 사업장에도 단계적으로나마 적용 범위를 넓히는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보호, 현장에서 실제로 느낀 것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분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느낀 건, 연차나 휴게시간에 대한 정보 자체를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이런 내용을 자세히 안내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언어 장벽까지 더해지면 권리를 주장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번 법 개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관련 조항도 담겼습니다. 핵심은 불법 가설건축물(假設建築物)을 숙소로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가설건축물이란 임시로 설치된 구조물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일부 농촌이나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이런 시설에 거주하다 화재나 폭염, 한파 등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반복됐던 만큼, 이번 조항은 꼭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고 봅니다.

또한 직업안정법(職業安定法) 개정으로 구인자 신원이 불명확한 구인광고나 근무지 정보가 모호한 해외 취업광고를 게재하지 못하게 됩니다. 직업안정법이란 구직자와 구인자 사이에서 직업 소개 및 정보 제공이 적법하게 이루어지도록 규율하는 법률입니다. 캄보디아 등지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한 취업 사기 피해가 반복됐던 만큼, 이 조항은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 경험상 제도가 생긴다고 현장이 바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결국 사업주가 얼마나 성실히 안내하고, 근로자가 자신의 권리를 알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자치단체 지원 근거도 이번 법에 담긴 만큼, 실제 현장까지 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은 방향 자체는 분명히 옳습니다. 점심시간 1시간이 보장된다고 되어 있어도 식당까지 걷고, 줄 서고, 돌아오다 보면 실질적인 휴식은 20분도 안 되는 게 현실입니다. 연차를 시간 단위로 쓸 수 있다면 이런 현실적인 불편을 조금씩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5인 이하 사업장까지 보호가 확대되지 않는 한, 이 법의 온기가 닿지 않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본인이 어느 규모의 사업장에서 일하는지,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지 한 번쯤 고용노동부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4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