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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셋과 함께 사는 하루 – 우당탕탕 루틴 관찰기

by news4951 2025. 4. 25.

    [ 목차 ]

밤비, 통통이, 그리고 아기냥이의 아주 다른 하루


첫째 밤비 – “예민하고 말라깽이, 나이는 숫자일 뿐?”

밤비는 올해로 나이도 꽤 찼어요. 정확한 나이는 비밀이지만, 이제는 조용한 곳을 더 좋아하고, 몸도 많이 마르고 예민한 아이에요.

루틴은 뚜렷해요. 해가 뜨기 전, 조용히 물을 마시고, 부드러운 담요 위에서 잠을 청하는 게 하루의 시작이죠. 다른 고양이들이 왔다갔다해도 신경도 안 써요. 하지만 캔 따는 소리에는 눈이 번쩍!

사람으로 치면 ‘예민하지만 단단한 할머니’. 혼자만의 시간이 보장되면 마음을 열고 무릎 위로 올라오기도 해요.


 둘째 통통이 미유 – “성격 좋은 8살, 뚱냥이의 느긋한 인생”

둘째는 말 그대로 ‘고양이계의 푸근한 이모’예요. 8살, 덩치는 묵직하고, 걷는 것도 조금 느릿하지만, 애교 많고 성격이 참 좋아요.

아침에 가장 먼저 일어나 밥 앞에 자리를 잡고, 누가 먼저 먹든 상관없이 자리를 지켜요.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뚱뚱하면서도 다른 아이 밥을 뺏지 않아요. 젠틀냥이 그 자체.

오후엔 해가 잘 드는 곳에 퍼져 낮잠을 자고, 저녁엔 우리를 따라다니며 같이 TV도 봐요. 어디든 사람이 있는 곳에 함께하고 싶은 아이. 그렇게 귀엽게, 푸근하게, 늘 함께해주는 존재에요.


 셋째 아기냥이 뭉치 – “가장 어리고 가장 여린, 빈혈 소년”

셋째는 이제 1살이 안 됐어요. 그런데 빈혈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병원에서는 수혈도, 검사도 어려운 상태라고 했어요. 2월에 들었던 말은, “하루도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였어요. 그 말을 들은 후로, 저는 하루하루가 선물 같아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냥이는 가장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정말 좋아해요. 두 언니들 사이를 요리조리 누비며, 때론 방해도 하고, 애교도 부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요.

힘이 없을 땐 갑자기 조용히 구석에 누워 숨을 고르고, 그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철렁하지만… 그 아이는 여전히 오늘도 살아있어요. 고양이다운 속도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 고양이와 세 집사의 하루

이 세 마리가 한 공간에서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는 풍경은, 때론 영화 같고, 때론 코미디 같아요. 같이 살지만, 루틴은 전혀 다르고, 필요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완전히 달라요.

저는 그저 ‘관리자’가 아니라, 이 아이들이 살아가는 하루를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특히 아기냥이를 보며, 매일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됐어요.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운다는 건 ‘일’이 아니라 관찰하고, 느끼고, 사랑하는 훈련같아요. 그리고 그런 하루하루는, 누군가에겐 별거 아닐지 몰라도, 저와 이 아이들에겐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이랍니다.


 마무리하며

고양이 셋과 사는 건 절대 단순하지 않아요. 그만큼 삶의 리듬이 더 다채로워지고, 감정도 깊어지는 시간이죠. 언젠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될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서 더 지금을 깊이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집 고양이들의 루틴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집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 표현이겠죠.